0. intro
회고는 "나를 되돌아 보는 수단"이며, "내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수단"이 된다.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지나간 한 해였고, 올해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새로운 것들을 많이 해본 해였고, 20대의 마지막을 보내게 된 해이기도 하다.
지난 회고가 궁금하다면…
(진짜 큰일이다, 내년엔 어떤 개발자라고 하지…)
(노션으로 작성했기 때문에, 포맷이 조금 깨진다. 노션 원글로 확인하고 싶다면 2023년 어느 이상한 개발자의 회고 에서 확인
1. 마라톤
올해 목표로 마라톤 풀코스를 뛰자는 목표를 세웠고, 달성했다.
올해 가장 큰 성과는 마라톤이 아닐까 싶다.
30살 기념으로 30km를 달릴까 했는데, 그러면 40살에 40km 달려야 할거 같아서 조금이라도 무릎이 살아 있을 때 풀코스를 도전 하기로 했다.
신청하고서도 매번 걱정이 됐다. 가장 오래 뛴 기록은 하프 (21km)였기 때문에 그 두배를 뛰어야 한다니 막막하기만 했다.
10월 추석 지나고부터 마라톤을 뛰기 전까지 한 달 가량 금주를 했고.. (사실, 필수불가항력적으로 맥주 조금 마심) 완전한 식단은 아니지만 마지막 주에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을 구성했다.
풀코스를 뛰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그래도 풀코스 뛰는거면 10km는 50분 안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 올림픽 마라톤에서 10km 45분대를 달성했다.
풀코스 뛰기 전에 LSD로 30km를 뛰어보라고 하여 같은 동아리에서 만난 형 따라 한강 30km 런닝을 처음 했다.
이 시점이 풀코스 뛰기 2주전이었는데, 이게 조금 실수했던거 같다.
LSD 이후 무릎이 다 낫지 않아 풀코스 마라톤 성적이 생각보다 저조해서 아쉬웠다.
42km를 뛰면서 무릎이 굉장히 아파왔기에, 25km 지점에서 엄청 고민을 했다. 딱 적당히 뛴 시점이기도 하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보니 그만둘 지 말지 고민을 진짜 많이 했다.
고민을 하다보니 30km 지점을 넘어가면서, 이제는 포기하기 아까워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면서 달렸다.
대충 5천 정도 세니까 도착한 거 같다.
분명히 코스상 한강을 두 번 건너는데, 두번째 한강을 건널 때에 대한 기억이 없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땅만 보고 뛰었거든…
내가 마라톤을 뛰는 이유는 단순하다.
처음 마라톤을 접하게 된 것은 전직장에서 마라톤이 필수였기에 어거지로 뛰었었다.
평소에 생각이 많은편인데, 런닝을 하니 힘들어서 그런지 생각이 많이 줄었다.
이렇게라도 머리를 비우는 경험이 좋았기에 꾸준히 마라톤을 해오고 있다.
올해는 465.31km를 뛰었다.
아쉽게도 500km가 되지는 못했지만 내년에 좀 더 열심히 뗘보는 걸로!
(아 근데 이제 풀코스는 안뛸거 같아서 못채우려나…)
2. 클라이밍
작년에 다친 손가락이 조금씩 괜찮아져서 클라이밍을 다시 시작했다. (사실 멈춘적이 없긴 함…)
근데 이번엔… 회전근개를 다쳐버렸다.
일반 물리치료를 한달 가량 받았는데,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해 새로운 곳을 가봤다.
신경 주사를 맞고, 체외 충격파 치료를 받았는데 체외충격파 진짜 무지막지하게 아팠다.
오른쪽 어깨를 받았는데, 겁나 아파서 땀 쟐쟐 흘리는걸 보고 치료 해주시는 분이 땀을 열심히 닦아주셨다,,,
그렇게 세달가량 회전근개가 아파서 클라이밍을…. 2주에 한 번정도 밖에 못했다.
즐길만 하면 다치고… 즐길만 하면 또 다치고…
그렇게 내 실력은 여전히 정체되어있어 아쉽다.
회전근개가 어느정도 괜찮아져서 다시 클라이밍을 시작했는데, 또 어깨가 아파온다.
그치만 재밌는걸 어떻게 참아,,
클라이밍 하러 오사카도 갔다왔다.
40~50대 정도로 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클라이밍 하고 계시길래 할만한가 싶었는데,,,
붙어보니 뭐지..? 왜케 맵지..?
저 분들이 괴물이셨던걸로..
3. 여행
올해는 여행을 좀 많이 다녔다.
가족여행도 갔고, 엄마랑 둘이 여행도 갔다 왔고, 힐링하러 세부도 다녀왔고…
술 사러 일본도 갔다오고…
여러 곳 많이 다녀왔다.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가족들과 해외 여행을 갔다.
대만으로 놀러갔는데,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해외로 다같이 놀러가는 가족 여행은 너무나도 오랜만이라 굉장히 좋았다.
엄마랑도 처음으로 제주도를 둘이서 놀러갔다.
내가 운전 하려고 했는데… 면허 갱신 안해서 내 명의로 차를 빌릴수가 없었다.
뭐 아무튼 둘이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맛있는 것도 먹고 이곳저곳 관광도 잘 했던거 같다.
일본 여행을 엔고일 때 가버렸다.
심지어 코로나가 다 풀린게 아니었고, 3차 백신을 맞지 않았기 때문에 코로나 아니라는 확인서가 필요했다.
7만원돈 주고 확인서 뽑고… 엔화 한창 비쌀 때 (999원) 갔다 왔는데, 2주 뒤에 확인서가 필요 없어졌고, 엔화가 쭉쭉 떨어져서 860원까지 됐다.
억울해서 엔저일 때 한번 더 갔다.
세부 여행도 되게 특이한 경험이었다.
친구 부부는 아기가 둘이다.
아기를 친구네 부모님쪽에서 잠시 맡아주신다고 해서 친구가 여행 가자고 갑작스럽게 모임을 만들었다.
4명이서 가게 되었는데, 조합도 특이했다.
나 - 친구 - 친구 와이프 - 친구 와이프의 친구
휴양지로 여행가는거는 처음이었는데, 이래서 다들 쉬러 가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일본으로 놀러갈 사람 구했다.
4. 사이드 프로젝트
어떤 단체에 소속되지 않고, 디자이너 둘에 개발자 둘이 모여 한 가지 사이드 프로젝트를 개발했다.
작업 분량에 비해 개발이 많이 딜레이가 돼서 출시하는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했다.
한글 맞춤법 플러그인을 만들었고, 공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API가 없어 부산대에 직접 요청하여 맞춤법 검사 API를 받았다.
개선 작업을 하기는 해야 하는데… 너무나 귀찮은 것…
https://www.figma.com/community/plugin/1255430826499699198/korean-spell-checker
디자이너분들 많관부…
5. 사이프 활동
지인이 개발자들간의 네트워크를 위한 동아리를 만든다고 해서 1기로 참여를 했다.
면접 광탈할 줄 알았는데, 어쩌다보니 붙었다.
개발 안하는 개발자로 기억 됐으면 좋겠어요
라는 말이 핵심이 되어 붙었다고 한다.
활동을 하는데 여기 사람들 전부 미친 사람들이었다.
그냥 다들 술을 엄청 좋아해서… 한 번 마시기 시작하면 밤샘은 기본에 연달아 술마시는 그런 곳이었다.
늙은이는 이제… 체력이 딸려서 막차 시간 되면 도망가기 바쁘지만 말이다.
사이프 활동 하면서 진짜 많은 술을 마신거 같다.
그 중 운영진인 지인은 뭐 그냥 거의 매일 마시던데…
그치만 새로운 개발자 인맥을 만들 수 있어서 나름 괜찮은 활동이었던거 같다.
(2기는 안 할 예정)
6. 멘토링
멘토링은 꾸준히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시간을 투자해서 조금씩 도움을 주고 있다.
취준할 때 멘토의 존재가 굉장히 크게 다가왔었기에,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 노력하는편이다.
아마 멘토링은 내년에도 계속 진행할거 같다.
내 도움을 받는 누군가가 좀 더 성장할 수 있다면 그 하나로 충분한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개발자를 위한 개발자가 되는 것은 아직 진행 중이다.
7. 회사
어느덧 현재 회사에 다닌지가 2년이 넘었다.
리프레시 휴가를 받았기에 내년에 어디에 써야하나 고민중이다.
이제는 회사에서 1인분은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긴한다.
내 위로 사수님 한분이 들어오셔서 내 숨통이 조금 트인 것이 큰거 같다.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 이제는 어느정도 쌓였고, 업무를 위한 신뢰도 충분히 생긴거 같다.
사실 여전히 회사에 완전 적응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첫 회사가 워낙 빠르게 일하는 회사다보니 기능 하나 만드는데 한 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적이 없었다.
지금 회사는 워낙 체계적으로 돌아가다보니 작은 기능 하나 만드는데도 2주씩 시간을 잡고 일한다.
이 사실이 굉장히 충격이었다. 이렇게 일해서 언제 개발하나 싶었다.
계속 일을 하다보니 이제는 이런 형태에 조금은 적응을 해버린거 같다.
반대로 이런 형태로 지속이 된다면, 내 개발적 관점의 커리어가 많이 뒤쳐지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좀 더 주도적으로 개발을 더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내가 회사에 정말 필요한 사람일까에 대한 의문이 계속 들지만, 노력 해봐야지..
8. 응원하는 사람들
[ Y의 취업 ]
많은 도움을 주던 어쩌면 가장 많은 도움을 줬던 친구가 드디어 취업에 성공했다.
커리어를 바꾸고 부트캠프 활동을 하면서 개발자 취업문이 가장 좁아진 시기라 어려웠겠지만, 다행히도 취업에 성공했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가능한 조언을 많이 주고 싶었고, 결국 최종 두 곳에 합격하여 행복한 고민 끝에 한 곳을 결정했다.
이제는 도움을 주고 있는 친구가 없다.
조금이라도 도움을 줬던 친구들은 모두 잘 풀렸다. 이거 하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새롭게 도움을 주기 위한 친구를 만들기는 당분간은 안하지 않을까 싶다.
도움 조금 주려고 이런 것도 만들었었네..
(나 디자인 조금 소질 있을지도..?)
9. 개발자
2023년은 개발자로 불리기에는 거리가 멀었던 연도인거 같다.
개발자라는 길을 걸은지 이제 만 5년이 넘었는데, 이제는 기술적인 것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기술은 언제든 변할 수 있기에, 그 기반이 되는 내용에 대해 알고 활용할 수 있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주변 개발자들을 보면 원칙을 되게 중요시 여기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원칙은 일종의 가이드에 불과하기 때문에 팀 상황에 맞춰 얼마든지 변경, 변형, 가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서는 A로 했으니 우리도 A로 만들자.
A에서는 A` 처럼 안쓰니까 이건 안돼!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에 맞는 아키텍처와 룰이 있는거고, 그 룰대로 개발하면 되니깐…
2023년에는 개발을 많이 하지는 않은거 같다.
더 열심히 살 수 있었는데 귀찮음이 많이 컸던게 아닐까…?
아직 나는 주니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성장한 주니어 같기도 하다.
개발에 대한 기술적인 초점을 많이 놓게 된게 주니어에서 한단계 더 성장한게 아닐까 싶다.
사실 앞으로도 주니어이고 싶다.
책임이 많아진다는건 그만큼 무섭기도 하거든..
그치만 언제까지나 주니어일 수는 없을거 같다. 이제는 슬슬 성장해야지
아마 내년이 도메인과 무관하게 해보고 싶은 일로 이직할 수 있는 마지막 연차가 될거 같다.
아직은 좀 더 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고, 다시 개발에 치이는 경험을 해보고 싶기도 하기에..
내년에는 개발자의 삼대 허언으로 불리는 이직을 고려해볼거 같기도 하다.
10. 돌아보면…
2023년도 많은 일이 있었던거 같다.
특히 올 한해는 유독 술을 많이 마신거 같다…
MBTI I성향임에도 술 마신 횟수가 100회쯤 된거 같다.
2023년의 3분의 1이 음주인데 이게 맞나…
위스키도 진짜 많이 먹었다.
열심히 모아놨다가 시음회 작렬..!
대.만.취
그래도 올해도 회는 열심히 먹었다.
회 뜨는 것을 아직 배우지는 못했지만, 이번 생일 선물에 회칼과 도마까지 받았으니 내년엔 진짜 공부 해봐야 하나..?
2023년의 목표로 세웠던 것들을 보면… 많은걸 못한거 같다.
- 차 구매
- 개발하기
- 마라톤 풀코스 참여
- 클라이밍 빨강
- 독서
- 회 먹기
- 일찍 일어나기
- 게으름 줄이기
진짜… 뭘 한게 없네…?
차 구매 하려고 돈은 모았는데, 돈만 모았다… ㅋㅋ
개발 열심히 하려 했지만 음… 개발 안한거 같고
마라톤은 그래도 풀코스 완주 성공했다.
클라이밍은 너무 부상이 많았어서 꿀빨강 겨우 만지는 수준
독서…. 올해 초에 한 권 보다가 다 못봤다…
회는 그래도 진짜 열심히 많이 먹었다.
일찍 일어나는건… 그게 뭐지…
게으름… 음….. 엄청 게을러 터졌다.
내년에는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2024년에는 음…
- 진짜 개발 하자
- 이직 해볼까..?
- 마라톤은 그냥 가볍게 10km 정도씩만 뛸거 같다. 대신 40분 초반을 목표로 해봐야지
- 클라이밍 빨강 간다…!
- 진짜 책 읽자
- 회 뜨는거 배워볼까?
- 체형 교정 해야겠다. 자꾸 다치는거 보면 자세가 이상한걸지도…
2024년에는 갓생을 목표로 살아보려고 한다.
2023년에 술을 너무도 많이 마셨기 때문에, 이제 술에 대해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금전적으로도 내 성장으로의 관점으로도 여러가지 더 성장할 수 있는 2024년을 목표로 갓생 한번 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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