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회고는 연말에 써야 JMT인데 이번 넥스터즈는 유별난 경험이었기에 회고를 작성한다.
글 길다. (아마도)
사진 없다. (귀찮아서)
넥스터즈 17기 활동. 활동 자체를 고민 많이 했다. 이미 넥스터즈 활동은 내게 있어서 성장에 크게 도움되지 않는 활동이었고, 더 이상의 스펙에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었다. (오만과 자만 가득)
그럼에도, 이번에 지인들이 많이 신청했다는 말을 듣고 한번 더 해야지 생각했다.
특히, 이번 넥스터즈에서는 놀 생각을 가지고 참여했다.
시작은 그러했다... 그 팀에 들어가기 까지...
1. 서막의 시작
이번 넥스터즈에서 개인적으로 서버를 개발하고 싶었다.
메인은 당연히 못할거라 생각했기에 서브 개발자로 배우면서 조금씩 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왠걸? 서버 경쟁률이 미친듯이 날뛰었다. 각을 봤는데, 이건 100% 쩌리신세로 아무 팀에 들어가게 될 각이다.
친한 형이랑 같은 팀으로 들어가기 위해 급하게 안드로이드로 포지션 변경..
발표를 듣고 가장 솔깃했던 아재개그 하는 팀에 들어오게 됐다.
안드로이드로 팀원에 들어가기 위해 나 자신을 어필 할 때도 이 친구가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MVVM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때 살짝 불안했다.
뭐지...? 얘는...?
어찌어찌 다른 안드 개발자들을 (아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다 밀어내고 (내가 문 닫음) 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2. 뭐지 이 미* 팀은??
팀에는 신입 기수로 들어온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첫번째 넥스터즈 활동 때 거의 신입 기수로만 팀을 꾸렸다가 완전 망한 기억이 있어서 걱정 됐었다.
첫날 뒷풀이 가서 술 진탕 마시고.. 우리팀에 정신줄 살짝 놓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첫 주에 기획 회의를 하기 위해 모이고, 한 팀원이 그 다음주에 세 차례에 걸쳐서 회의에 참가.
그리고 술을 마셨다.
여기서부터 삘이 살짝 오긴 했다.
여긴 찐이다...
사실 친한 형과 같은 팀이 됐을 때 부터 술좀 마시겠구나 생각하긴 했다만, 생각 이상이었다.
생각 그 이상..
3. 일단 안드 개발 잘 해보자
작년 넥터 활동하고, 안드는 딱 1년만에 다시 잡았다.
와;; 1년 전에도 몰랐는데 1년후에 보니까 더 모르겠더라.. 그래도 들은게 있어서인지 해보고 싶은것은 많았다.
그래서 처음 안드 회의때 Multi Module Programming을 제안했다.
뭔지도 모르면서 흔쾌히 받아줬고, 기획이 좀 나오기 전까지 멀티 모듈을 학습하기로 했다.
지져스... 여기서부터 개고생 예약..
처음 멀티 모듈이 뭔지도 몰랐기 때문에 예제 몇개 보면서 아키텍처 구조를 잡았고,
이것저것 확인하고, 만들어가다 보니..
그렇게 우리는 총 3개의 아키텍처를 사용했다.
1. Android Modulization
2. Single Activity Architecture
3. Model View ViewModel Architecture
다시하라면 못한다. 한창 공부하던 전성기의 나 때보다 바빴다.
다만 안드로이드가 재밌긴 했다.
다시 신입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지원해볼까 라는 생각이 오조오억번 정도 스쳐지나간듯
특별한 경험으로는 안드 개발 1도 모르는데 어쩌다보니 이 친구는 나를 스승이라는 헛소리로 부르기 시작했다.
난 뭣도 모르는데 뭘 자꾸 스승이라는거지;;;;
실망 가득 시킬 자신 있었다 ^^ 왜냐면 하나도 모르니까.
근데 끝까지 스승이란다. - -;;
그래서 나도 스승이라고 부른다.
4. 회의
이 사람들 목적은 술이다.
회의만 끝나면 술 마실 곳부터 찾는다. 아니 내가 봤을 땐 회의 시작하기 전에 술 마실 곳부터 찾는다
이번에 넥터 하면서 팀원끼리만 술을 몇번을 마신지 모르겠다;;;;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데 새벽 4시까지 마시고 있는 클라스..
모르는 아저씨들 섭외해서 같이 마시는;;;;;
그렇게.. 매번 술 마시고 결제하고 택시타고 집에 가다 보니
넥스터즈 활동하는 두 달간
한달 카드 값이 기존 대비 거의 두배 이상 나왔다;;;;
살면서 두번째로 핸드폰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ㅋㅋㅋ
(약 4년전 처음 잃어버린 것도 술 때문인데 두번째도 술 때문임)
놀랍게도 다음날 지각한 적 없다.
5. 안드 개발
같이 안드개발하는 친구랑 나는 시간대가 완전히 달랐다.
나는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저녁타임부터 안드 개발이 가능했고, 이 친구는 저녁타임부터 밤을 세서 아침까지 개발하고 내가 출근했을 때 잔다.
살면서 PR로 폭행당한건 처음이다.
이 친구 덕분에 수면 패턴이.. 1시쯤에 잠을 자서 4시에 깬 다음 PR 리뷰하고 다시는 패턴이 반복 됐다.
새벽 4시에 PR 리뷰를 해달라는 메시지가 매번 와 있어 이를 나는 PR폭행 이라고 정했다.
다행인건,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라는거다.
이런 사람이랑 개발하면 나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그리고 이 친구는 분명 잘 될거다. 싹이 보이니깐.
그렇게 개발을 진행했고, 내 인생 처음으로 개발하면서 작업량을 밀려봤다.
대외 활동하면서 개발인생 최초 작업량에서 밀림 ㅋㅋ
우리는 하나의 PR에 코멘트가 50개 달릴 정도로 치고받고 싸우면서 아니 토론을 하면서 ^^ 개발을 진행했다.
새벽 감성이고 나발이고
제발좀 자라고 ㅡ ㅡ PR폭행 그만하고 제발!!
내가 안드로이드 개발팀에 있다보니 다른 팀에 어떤 상황인지 특별나게 생각나는건 없다.
그냥 전체적으로 우리팀 분위기가 좋았고, 즐거웠다.
간략하게나마 다른 팀원들을 소개하면.
6. iOS 혼자 개발하는 도른자
이 친구는 웹프론트 개발자지만 ios개발자로 합류해서 혼자 개발을 진행했다.
술을 엄청 좋아하는 친구여서 뒷풀이 가면 항상 있다.
내 생각엔 술 마시기 위해 활동한거 같다.
혼자 ios 개발하고 런칭까지 했으니 이친구도 대단하긴 하다.
회사에서 업무는 안하고 왜 우리 프로젝트 하고 있는건데??
넥스터즈 전 인원과 술 마시기 70% 정도 달성했으려나
7. 빡대가리형..
우리 팀 PM이자 나랑 애초에 친했던 형이다.
나이가 가장 많아 우리 팀 아재를 담당해줬다.
술을 좋아해서 ios 도른자와 함께 거의 매일 뒷풀이에서 보이는 형이다.
역시 첫날부터 미친짓을 담당하기 시작했고,
끝날 때 까지 미쳤다.
이 형을 알게된지 3년? 4년? 된거 같은데
변한건 없고, 점점 더 미쳐가는거 같다.
8. 서버 개발자들
빡대가리 형을 포함해 두 명의 서버 개발자가 더 있다.
한 친구는 굉장히 잘 하는 친구고, 한 친구는 버섯이다.
굉장히 잘 하는 친구는 이미 느낌적인 느낌을 받았다. 얘는 뭘 해도 잘 할거라고.. 실제로 이름만 들어도 아는 회사 인턴을 떡하니 붙어버렸다. 괴물..
백엔드 PR에는 리뷰가 별로 달리지 않아서 (LGTM만 주구장창..) 가끔 가서 리뷰를 달아줬다.
서버를 하고 싶었기에 코드레벨이 아닌 환경이나 구조적인 관점에서의 리뷰를 달아 줬는데, 도움이 됐을런가??
버섯.. 이 친구도 재밌다. 특히 반응이 재밌어서 팀원들이 자주 놀린듯.
왜 버섯이냐면 이름이 버섯이다.
반응도 버섯이다. 산에서 만나면 위험할거 같은 버섯
9. 디자이너들
디자이너 친구들도 굉장히 열심히 해 줬다.
새벽에 질문하면 칼답을 왜 해주는건데;; 잠은 왜 아무도 안자는거니??
놀랍게도 우리팀은 새벽 2시에 칼답하는 사람들이다.
이 친구들의 특징은
무섭다.
살면서 피그마로 채팅하는건 첨이다.
채팅이 문제가 아니고 어느순간 뭔가 바껴있다.
스무스하게 마치 원래 그랬던것처럼 바꿔놓는다.
스무스하게 버그인줄 알고 고쳤다.
이 친구들도 약간 미쳐있어서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사실 그냥 팀에 정상인은 없던가. (아니, 나만 정상이다)
갑자기 분위기 등산 되는 바람에 갑자기 단체 티 맞추고 넥나잇인가 다같이 개발하는 날 우리팀은 나가서 보드게임하고 인생네컷을 찍었다.
근데 아직까지 등산 못갔다. ^^
약속만 잡아두고 날이 다가오면 스무스하게 파토나는 정상적인 Flow
어찌됐던 우리팀은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 런칭할 수 있었다.
(AWS 사용 기간이 있으니.. 내 개인 서버로 옮겨야 하는데... 서버 마이그레이션 해야하는데 언제하지.....)
그래서 일단 홍보
우리가 만든 앱은 아재트 - AZ
아재개그 커뮤니티 앱이다. 심심할 때 잠깐 들어와서 피식하고 나가는 그런 앱이다.
차두리가 불에 타면?
두리번 // 드래그 하면 답 나옴 (안나오면 찾아보길 ㅎ)
이런거 공유하는 앱이다.
솔직히, 앱의 기능은 별거 없어보이는데... 안드는 개인적으로 잘 짠 코드라고 생각한다.
거의 영혼 긁어 모아서 갈아 넣었기에.. 나름 잘 만들었다.
지금 앱 받으면 버그 같은게 있는데, 버그 아니고 기능이다 ^^ 사용자 심심할 까봐 이스터에그처럼 만들어 놓은거다.
버그라고 착각하지 말기를
그렇게 이번 넥스터즈를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아무것도 배울 것이 없을거 같다는 생각은 오만이었고, 자만이었다.배움은 누군가로부터 받는 것이 아닌 내 스스로 누군가에게서 얻어내는 것.혹은 내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얻어내는 것.배움의 방법은 무궁무진 했고, 그 일부를 알게 됐을 뿐이다.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앞으로도 부족할 예정이다.이 부족함을 채움으로 성장하고 성장할 수 있겠지.
고생했고.. 앞으로.. 우리 이젠...
'회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어느 모자란 개발자의 회고 (4) | 2021.12.31 |
---|---|
2020년 어느 멍청한 개발자의 회고 (0) | 2020.12.27 |
1년차 개발자에게 리더를 맡겼더니..?! 리더 맛보기 회고 (0) | 2020.06.07 |
2019년 개발자 회고 (0) | 2019.12.31 |
입사 1년 회고 (2) | 2019.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