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입사 1년 회고

하늘을난모기 2019. 11. 26. 23:58

개발자로 입사한 지 오늘이 만 1년이 되는 날이다.
반년만에 글을 쓰기도 한다.
취준생으로서, 개발자로서 개발을 진행했던 날을 생각하며, 앞으로의 발전을 생각하여 회고록을 작성한다.

1년이라는 시간은 생각이상으로 빠르게 지났다. 눈 떠보니 1년이 지났고, 그렇게 2년도 지나게 될 것 같다.
회고록 작성을 위해 1년이라는 시간을 되돌아 가본다. (연말에 회고록 또 쓸거같은데..)

작년 11월 21일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활동을 끝내고 바로 블라디보스톡으로 혼자 여행을 갔다.
11월 26일 입사가 확정이 된 상태였고, 마지막으로 쉴 수 있던 기간이었기에 호다닥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멍 때리기만 4박 5일 하고 귀국.
그렇게 11월 26일 지금 다니는 회사에 처음 입사하게 됐다.
특채 입사자 중 내가 제일 마지막 입사자였고, 먼저 개발을 진행하고 있던 다른 6명의 능력자가 있었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당황의 연속이었다.

  1. 지원했던 직무가 아닌 다른 개발을 하게 됐다. 심지어 잘 다뤄보지 않아 기초도 모르고, 가장 하기 싫어했던 웹 프론트 개발이었다.
  2. 입사를 했는데 사수가 다리가 다쳐서 재택근무 중이었다. 대신하여 도와줬던 분은 백엔드 개발자였다.
  3. 입사날 기준 2일 뒤가 배포일이라 다들 야근 중이었다. 내게 도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4. 입사날은 아니지만, 한 달 뒤에 팀에서 두 분이 퇴사했다. (응..?)
  5. 입사 이후 한 달이 되기 전 팀에 생일이 약 5명 가량 있었다. (팀 문화 중에 생일자에게 케익을 주고 다같이 축하하는 문화가 있다.) 처음에 뭔지 모르고 나를 위한 이벤트인가 했다.

입사 이후 팀원분들이 모두 바쁜 상황이고, 사수도 없고, 심지어 거의 처음 하는 싫어하는 개발을 해야 하는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가 끝날 때 까지 기다려줬던 회사기 때문에, 그럼에도 안드로이드 개발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희망 때문에 버텼다.

팀에서 나만 바쁘지 않았고, 나만 하는 일이 없었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최대한 빠르게 공부를 했고, 12월 말에 처음으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빠르게 투입됐다.)
개인 파일럿 프로젝트와 아주 작은 업무 기여로 인해 어찌어찌 12월을 지낼 수 있었다.
사실 이때까지 매번 수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적응하기 쉽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2019년 1월이 되었고, 15기 공채 입사자들이 들어왔다.
특채 입사자들 역시 15기 공채와 함께 교육을 들었고, 회사생활에 더욱 빠르게 녹아들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15기 동기들 덕분에 회사 생활을 나름 만족하고, 즐겁게 다닐 수 있었던 듯 싶다. (15지는 15기!)

공채 교육 기간동안 늦은 퇴근을 하면서도 회사생활에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나름대로 회사에 불만도 살짝 생기긴 했다.
교육이 끝나고 각자 현업에 배치됐다.
우리팀에는 운이 좋게 기존 특채로 입사했던 동기 형이 있었고, 이번에 공채로 입사한 동기 형이 한명 들어와 나까지 총 3명의 15기가 있었다.
이 형들이랑 업무중에 매일 장난치고 하는 것이 하나의 낙이 되었고, 팀에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교육을 듣는 기간에 넥스터즈라는 대외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회사에서 내가 하고 싶은 안드로이드 작업을 하지 못하니, 외부에서라도 해야지라는 마음에 동아리에 참여했다.
다른 동아리도 많이 했었지만, 소문으로만 갓갓들의 향연이라는 넥스터즈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을 때 기대를 많이 했다.
첫번째 결과는 실망이었다. 다른 여타 동아리와 크게 다를게 없었으며, 팀에서 크게 얻어갈 수 있던 것들이 없었다. (활동을 열심히 하지 못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넥스터즈는 쓸쓸히 마무리됐다.

우리팀은 워낙 바빠서 팀에 다시 돌아오고 나는 신규 페이지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리액트에 대해 여전히 부실한 상태인데, 할 일은 많고, 심지어 플래닝을 했을 때 백엔드 작업이 프론트 작업보다 두 배 가량 많았던 일이 있었다. (백엔드 1명, 프론트 2명인데 백엔드 개발 시간이 약 6주, 프론트 개발시간이 약 4주였다. -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이정도였던걸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하지만, 프론트 개발자였던 내 사수를 백엔드에 투입하여 백엔드 개발 시간을 줄이는 대신 내가 혼자 프론트 개발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프론트 배운지 약 3달 된 신입 나부랭이가 제일 중요한 페이지 두 개를 혼자 담당한다고 했던 무모함. 성장할 수 있던 계기였지만, 그만큼 책임을 많이 느낄 수 있던 날이기도 했다.
혼자 하기에는 역시 쉽지가 않았던지라 거의 매일 야근을 했고, 초기 계획했던 4주의 시간보다 더 많은 6주간의 시간이 소요됐다. (백엔드 작업도 딜레이가 되서 마지막에 프론트 사수가 도와줘 겨우 완성할 수 있었다.)

지금 그 코드를 보면 다시짜고 싶은 욕망이 너무나도 강렬하다. (우리 제품 중에 핵심적인 내용 두개라서 요구사항이 추가될 때면 이쪽 부분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정말 뭣도 없는 실력에 중요한 부분을 맡기고, 믿어줬던 팀원들에게 감사하다.

우리팀이 만드는 배포일자가 확정이 났고, 그 날짜에 맞춰 개발해야 하는 리스트가 생겼다. 운이 좋게도 난 계속 신규 페이지, 새로운 페이지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일이 얼마나 많았냐 하면, 6월 첫 배포 (사내 배포)를 위해 6월 한 달동안 처리 한 이슈가 한 사람당 100개씩, 총 약 1천개에 해당하는 이슈를 처리했다.

내가 만든 시스템으로 내가 사용하다보니 감회가 새롭기도 했고, 테스트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심지어, 개발하는 중간에 시스템을 사용했기 때문에 테스트 페이지랑 헷갈려서 마구 눌렀다가 바꿨던 기억이 있다.)

9월쯤 그래도 한 번 참여했던 넥스터즈 동아리를 수료하기 위해 다시 활동했다.
이때는 비교적 업무가 적었어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친구랑 같은 팀에 들기로 사전 합의한 상태라 믿을만한 사람이 있음에 안도하고 있었다.
15기 넥스터즈는 최고였다. 팀 분위기도, 팀원도 정말 열심히 해 주었기에 앱을 출시할 수 있었다.
(막간 홍보 :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okcook.nexters.com.amoogye)
(참고로 지금 16기 넥스터즈 뽑고 있다.)
이 시기에 친한 분들이랑 책을 써보기로 했고, 현재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내년에 출판할 수 있을 듯!)

10월에 활동을 무사히 마무리 하고, 최고의 활동이었기도 했었다.
그렇게 11월. 내 생일에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10월달에 사내가 아닌 다른 회사에도 판매를 시작하여 업무가 엄청 늘었다는 점이다.)
11월 한 달동안 거의 매일 야근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 다시 한 번 되돌아 봤고, 나는 여전이 안드로이드 개발을 좋아한다.
하지만 지금 하는 웹 프론트 개발에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 새롭게 받아들이고 사용할 수 있게 됐으니까.

이렇게 1년차 후기를 마무리 짓는다.
연말 회고록으로 다시 돌아올 것 같은 느낌.. ㅋㅋ
(개발 글도 써야하는데.. ㅠㅠ)